약자만 골라 때리던 손석구
약자만 골라 때려..저항하면 더 심하게 보복
부잣집 배경..처벌도 안 받아
피해자 중 <98년 대덕고 사건> 피해자도
이번에는 방관자로 남지 않겠습니다
손석구의 학교폭력을 고발합니다. 저는 손석구와 한국에서 같은 학교를 다녔습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던 학교로 연구원, 교수, 부유층 자녀들이 많아 소위 학군이 좋다고 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평가와는 달리 학생들이 맞닥뜨리는 현실은 일상적인 구타와 모욕, 야유였습니다. 그곳에 만연한 폭력을 주도하던 사람 중에 손석구가 있었습니다.
손석구는 힘이 약한 상대만 골라서 괴롭혔습니다. 그는 마치 하루에 행사해야 하는 폭력 총량의 하한선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피해자들의 목을 조르거나 뒤통수를 때리거나 실내화를 벗어들고 때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피해자 뒷자리로 멋대로 자리를 옮겨서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피해자가 저항하다가 손석구의 심기를 거스르기라도 하면 더 심하게 보복했습니다.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양손을 마구 휘두르며 때렸습니다. 그는 이런 과정을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렇게 매일같이 반복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학교로부터 제재는 받지 않았나 의문을 가지시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피해자 중에 피해 사실을 교사에게 알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90년대에는 학교폭력방지법이 없었습니다. 학폭에 대한 학교의 역할을 강제하는 법이 있는 지금도 대처에 미온적인 경우가 있는데 당시에는 그런 행태가 더 심했습니다.
학폭방지법 제정의 계기가 된 사건 중에 <98년 대덕고 왕따 사건>이 있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고등학교에 이르러서야 피해 사실을 고발하고 나섰지만 그보다 수 년 전부터 피해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이전에 피해자를 린치하던 사람 중에 손석구가 있습니다. 그는 피해자의 이름을 아주 반갑게 부르곤 했습니다. 그것은 피해자에게는 전혀 반갑지 않은 일이 시작된다는 의미였습니다.
대덕고 사건의 피해자는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도 린치가 계속되자 피해 사실을 기록하여 학교에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피해자의 기록과 개인정보까지 가해자들의 부모들에게 유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피해자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종이에 서명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이른바 좋은 집안 자식들의 범죄를 끝까지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고 중학교 때 손석구가 처벌받지 않은 이유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98년부터 이어진 이 사건에서 받은 충격과 목격자로서 피해자에 도움을 주지 않고 방관만 했던 것 때문에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TV에 등장한 손석구를 보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을 그렇게 때리던 자가 어떻게 대중 매체에 얼굴이 나오는 직업을 택할 수 있었을까? 놀라면서도 과연 그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해자들을 마치 생각과 감정이 없는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모습에 비춰 본다면 말입니다.
이번에는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PS. 혼동이 있을까봐 강조하자면 손석구는 중학교를 중퇴하여 대덕고 사건에 당연히 직접 연루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대덕고 사건의 피해자를 괴롭힌 것은 중학교 때까지 입니다. 손석구는 대전 전민중 3학년 때 중퇴했습니다.
손석구 중학교 단체사진 |
* 21년 8월 31일 트위터에 작성한 글입니다.